본문 바로가기
Knowledge

[한국어 교수법 - 7] 외국인에게는 낯선 문법, 조사에 대하여

by DADAGOOD 2024. 8. 14.

조사란 무엇인가

문장은 낱말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이 낱말들을 그저 나열만 한다고 해서 문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조사란, 바로 이 낱말 뒤에 붙어서 문장 안에서 다양한 의미를 더해주거나 다른 문장성분과의 관계를 나타내 준다. 예를 들어 [철수 준다 선물 영희] 이렇게만 쓰여있을 경우 대략적인 의미는 파악은 되지만 누가 누구에게 선물을 주었는지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철수가 영희에게 선물을 준다] 이렇게 단어 뒤에 조사를 첨가해서 문장 내에서의 역할을 결정해 주는 것이다. 처음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에게는 모국어에는 없는 조사를 배우는 것이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이다. 

 

한국어교수법

 

조사와 어미는 다르다 

 

조사는 얼핏 보면 용언(*용언-문장에서 동사와 형용사를 포괄적으로 일컫는 개념)을 활용할 때 어간 뒤에 어미가 붙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용언은 어미가 의존형태소에 결합하고, 조사는 낱말인 자립형태소에 덧붙인다. 또한 어미는 어간이랑 분리나 생략이 불가능하지만, 조사는 선행명사와 분리도 가능하고 문장 성분에 따라 생략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영희만 이 바나나를 먹는다]라는 문장에서 조사 '이'와 명사 '영희' 사이에 조사 '만'이 들어가서 분리되었다. 조사 '이'를 생략하고 [영희만 바나나를 먹는다]라고 사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조사는 독립적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낱말로 여겨진다. 반면, [아버지만 이 책을 읽으신다]라는 문장에서 용언'읽으신다'는 '읽으시고, 읽으시니, 읽으시면, 읽으신다'처럼 '-으시-'를 선어말어미가 아닌 '읽-' 뒤부터 어미로 사용한다. 이렇게 어간과 어미 사이에는 다른 성분이 들어올 수가 없다. 따라서 어미는 항상 어간과 함께 해야 하므로 독립적인 낱말로 인정받지 못한다. 

 

조사의 종류

문장 안에서 어떤 성분을 나타내느냐에 따라 조사도 여러 종류도 나뉘어진다. 조사의 종류는 크게 격조사, 보조사, 접속조사로 나누어진다. 격조사는 주어, 목적어 부사어처럼 문장 내에서 성분을 나타내주고 보조사는 문장 내에서 의미를 추가해 주거나 제한해 준다. 접속조사는 낱말과 낱말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조사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격조사, 보조사, 접속조사를 나뉘어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격조사에 대해 알아보자. 

 

격조사의 정의와 역할

격조사는 문장 내에서 선행명사 뒤에 결합해서 어떤 성분을 나타내는지 알 수 있기 대문에 격조사를 보면 문장성분을 파악할 수 있다. 격조사의 종류와 기능을 살펴보자. 

㉮주격조사 : 선행명사가 주어의 역할을 한다. 이/가, -에서, -께서 의 형태가 있다. 명사 뒤에 결합해서 문장 내 주어 역할을 하고 있으며 명사가 자음으로 끝나면 '이', 모음으로 끝나면 '가'와 결합한다. '께서'는 선행명사가 주어임과 동시에 높임의 대상임을 알려준다. '에서'는 주어이면서 단체임을 나타낸다. [정부에서 발표하였다]처럼 말이다. 

㉯목적격조사 : '을/를'이 결합되어 문장에서 목적어의 역할을 한다. 목적격 조사의 경우는 '강조'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준수는 학교를 간다. 어제 네 시간을 공부했더니 피곤하다. 오늘 학교를 지각했다. 처럼 '을, 를'이 붙어 대상이나 시간의 양 등을 강조하고 있다. 

㉰관형격 조사 : '의'의 형태로 낱말과 낱말의 수식관계를 나타낸다. [다은이의 가방, 아빠의 핸드폰, 다빈이의 눈] 이처럼 다른 명사 앞에 붙어 관형어 임을 나타낸다. 

㉱호격조사 : '아/야'의 형태로 사람이름의 부름을 나타내는 역할이다. 철수야, 영희야, 다은아, 너무 흔하게 많이 들어보았던 것인데 호격조사에 해당된다. 호격조사 없이 이름만으로 부르기도 한다.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호격조사를 쓰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을 헷갈려 할 수도 있다. 외국어는 사람의 성이나 직함 뒤에도 호격조사를 사용하지 않는다. 

㉲부사격조사 : '에, 에서' 명사와 결합해서 장소를 나타낸다. 장소, 시간, 단위 등을 나타내는 명사와 함께 사용된다. 예를 들어, 회사에, 집에, 화장실에, 교실에, 처럼 장소의 의미를 나타내준다. 추상적 의미로도 사용될 수 있는데 [내 마음속에 네가 있어]처럼 장소의 의미를 확실하게 나타낼 수 있다. '에'가 생략되는 경우도 있지만 추상적 의미로 사용될 때에는 생략하지 않는다. 

 

조사를 가르칠 때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다양한 조사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또 다른 문법적 설명이 추가되면 다른 품사의 설명이 덧붙여져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따라서,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학습자들에게는 더 이해가 쉬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주격조사 이형태에 대해 가르칠 때, 받침이 있으면 '이', 받침이 없으면 '가'와 결합한다고 학교 문법에서는 설명하고 있지만 외국인에게 설명할 때는 받침의 개념에 대해 또 한 번 설명이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것보다는 자음으로 끝나는 경우와 모음으로 끝나는 경우를 각각 구별해서 설명하는 것이 훨씬 이해에 도움이 된다.